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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노동자의 단결과 연대를 위하여"
순회투쟁단, 1주차 투쟁 마쳐…구미지부 김천 투쟁 사업장 돌며 "금속노조로 단결하자" 외쳐
2020년 07월 20일 (월) 04:08:40 이정선 기자 news@nbs.or.kr

"모든 노동자의 단결과 연대를 위하여"

순회투쟁단, 1주차 투쟁 마쳐…구미지부 김천 투쟁 사업장 돌며 "금속노조로 단결하자" 외쳐

금속노조 '함께 살자 2020 투쟁 승리 전국 순회 투쟁단'은 17일 노조 구미지부 현대모비스 김천지회 조합원들과 함께 출퇴근 선전전으로 순회 투쟁 1주 차 마지막 날 일정을 시작했다.

현대모비스 김천공장에 현대모비스 간판이 없다. SA TECH(에어백 생산)와 L&H TECH(자동차용 헤드램프 생산)라는 업체 간판만 보인다. 현대모비스 사측은 불법 파견 문제를 피해가기 위해 현대모비스가 아닌 하도급업체 간판을 내걸었다.

   
 

2019년 9월 현대모비스는 김천공장 하도급업체 네 곳을 통폐합해 SA TECH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이곳 노동자들은 아무 말 못 하고 새로 계약서를 써야 했다. 사측은 수주 물량이 줄어 인원 감축이 불가피하다며 통합 당시 기준으로 재직 기간 2년 미만 노동자는 계약직 노동자라며 재계약을 거부했다.

현대모비스 김천공장 노동자들은 작년 12월 8일 금속노조 깃발을 올렸다. 앞서 두 번의 실패가 있던 터라 보안을 유지하며 빠르게 준비에 착수했다. 노조 설립 준비를 눈치챈 사측은 회유와 협박 등으로 노조 설립을 막으려고 했지만 민주노조 출범을 막지 못했다.

사측은 지난 2월 19일부터 2년 계약직 노동자들을 해고하기 시작했다. 2021년 9월까지 모두 33명을 차례로 해고할 예정이며, 지회는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냈다. 단체교섭에서 2년 미만 계약직 노동자의 정규직화와 해고자 전원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20차례 교섭에서 임금요구안에 대해 아무 제시안도 내놓지 않고 버티고 있다.

지회는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7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였다. 조합원 100%가 투표에 참여해 93%가 찬성했다. 곧 총파업으로 사측에 본때를 보여줄 준비를 하고 있다.

한갑호 지회장은 "사측은 노동자를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구분하지만, 우리 조합원들은 하나로 뭉쳐 함께 투쟁하고 있다. 노조의 인내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지회를 계속 기만하면 사측은 응당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순회투쟁단은 때아닌 영화 관람을 했다. 상업 영화는 아니었다.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노동자 23명의 복직 투쟁 5년을 다룬 김상패 감독의 영화 '당신은 거미를 본 적이 있나요'. 지회 조합원들이 첫 관객이었고, 투쟁단이 두 번째 관객이라고 했다.

영화는 아사히 투쟁을 다루고 있지만,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의 투쟁도 다룬다. 고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인 김미숙 씨의 투쟁도 아사히 투쟁 못지않게 다룬다. 그래서 농담으로 영화 주인공들이 누구냐고들 한다.

영화 제목이 난해하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을 보면서 제목의 의미를 깨닫는다. 김용균의 이름을 중심으로 산재 사망 노동자들의 이름이 점점 화면을 채운다. 산재 노동자의 죽음은 혼자만의 죽음이 아니었다. 모든 산재 노동자의 죽음은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었다.

비정규직노동자들의 투쟁도 그랬다.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노동자만의 투쟁이 아니었다. 이 땅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의 해고와 투쟁은 하나의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었다.

송동주 아사히비정규직지회 문화부장은 "끝없이 이어지는 산재 사망 노동자들의 이름을 끝까지 볼 수 없었다"라고 말하고, "오랜 투쟁을 하다 보니 고립되지 않기 위해 연대 투쟁을 많이 다녔다. 여러 투쟁사업장을 다니다 보니 노동자들이 처한 상황과 환경이 결국 다 똑같고, 더 열악한 조건에서 싸우는 노동자들을 봤다. 연대투쟁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투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장명주 지회 조직부장은 현장에 돌아가면 가장 하고 싶은 게 무엇이냐는 물음에 "예전에 함께 일하던 동지들과 다시 현장에서 일하는 것이다. 투쟁 사업장 연대도 계속 다니고 싶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점심시간 20분 동안 번갈아 가며 식은 도시락을 먹다 늦기라도 하거나 안전화를 신고 화장실에 들어갔다는 이유만으로 '빨간색 징벌 조끼'를 입고 일했던 아사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015년 5월 29일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일본 전범 기업인 아사히글라스는 노조 설립 한달만인 6월 30일 비정규직 노동자 178명에게 문자를 보내 해고했다. 조합원들이 문자로 해고 통지를 받은 날은 사측이 공장 전기공사를 해야 한다며 3교대로 일하던 모든 노동자에게 하루 쉬라고 통보해 모처럼 쉬던 날이었다.

순회투쟁단은 아사히비정규직지회에 투쟁을 응원하는 글을 적은 현수막을 전달하고 다음 사업장인 구미지부 계양정밀지회로 향했다. 

   
 

투쟁단이 1차 순회투쟁에서 마지막으로 방문한 현장은 신규지회인 계양정밀지회다. 지난해 12월 15일 생산직 노동자를 중심으로 금속노조를 세웠다. 사측은 사무직을 중심으로 기업노조를 만들었다. 불과 10여 명 더 많은 기업노조가 다수 노조 지위를 차지했다.

교섭 대표가 된 기업노조는 금속노조 조합원들의 동의 없이 상여금 650% 중 400%를 삭감하는 합의를 했다. 기업노조는 특별단체협약 합의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사측은 코로나 19 사태를 핑계로 희망퇴직을 강행하고 취업규칙 개악도 일방 추진하고 있다.

신동석 계양정밀지회장은 "기본급이 낮아 잔업과 특근을 많이 할 수밖에 없는 사업장에서 사측은 기업노조 조합원과 금속노조를 탈퇴한 노동자에게 잔업, 특근을 시키고 있다"라며 "복수노조 사업장의 소수노조로서 한계가 크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신 지회장은 "노동자를 사람 취급하지 않는 회사가 두려운 게 아니다.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혼자 남는 한이 있더라도 민주노조 사수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속노조 '함께 살자. 2020 투쟁 승리 전국 순회 투쟁단'은 14일 사천 항공 산단에서 출발해 창원과 울산, 포항, 구미지부 사업장을 돌며 투쟁하는 노동자의 연대와 단결을 통한 '단일한 구조조정 분쇄 투쟁 전선'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금속노조는 20일부터 2차 순회 투쟁을 이어간다. 순회 투쟁단은 광주를 시작으로 경기와 충남, 인천을 거쳐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불법 파견 대법원 조속 판결 촉구 기자회견'을 끝으로 7박 8일 투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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